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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 일기

[추천독서] 어른아이로 산다는 것 (2)

by 독한 중독 2023. 7. 9.


이 책의 중간정도 읽으면 대가를 바라지 않고 만나는 사람에 대해 얘기가 나오는데 난 이 부분도 꽤 오래 생각하면서 봤다.
난 누군가를 만날 때 대가를 바라지 않고 만나는 편이다.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대가없이 바라지않고 친구를 사귀는데 난 아직 그런 순수한 마음이 남아있있고 이런 부분을 내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이 든다.

순수한 마음이 단점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내가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살아가기엔 사회가 너무 혹독하여
어느정도는 경계를 하며 살아가야하기에 단점이라고 얘기했다. 


오랜만에 연락오는 친구들은 대부분 다단계, 보험, 카드, 사이비종교 등 나를 통해 이익을 보기위해 연락하는 사람들이었고
모르는 사람이 나한테 접근해서 친해진 다음에 종교를 권한 적도 많고 다단계 회사에 끌려가서 6시간동안 잡혀있던 적도 있는데 심지어 전에 만났던 연인이 나를 이용한 적도 있어서 많은 상처를 받았었다.
나의 순수한 마음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기에 마냥 바보처럼 당하고 살면 안된다.


하지만 그렇기때문에 나를 아무런 대가없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다행히 내가 가진게 없을 때와 남들보다 잘나갈 때 똑같이 나를 대해주는 사람들이 내 주변엔 꽤 많다.

제일 오랫동안 나를 지켜봐준 중학교 친구들 5명이 있는데 그 친구들은 15년이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변함없이 나를 있는 그대로 좋아해주고 늘 내 편이 되어준다.
서로 직장 또는 결혼생활 때문에 바빠서 1년을 넘게 못보다가 오랜만에 보자해도 어색하지 않은 친구들이다. 
어떻게 한결같이 나를 믿고 좋아해줄 수 있는지 너무 고맙다.



그 외에도 대학 때 친해진 두명, 회사에서 친해진 두 언니 그리고 뜬금없지만 클럽에서 친해진 8명의 친구들이
나한테는 대가없이 나를 대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클럽에서 친해졌다고 하면 왠지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라고 생각 할 수 있는데
이 친구들과도 벌써 6년을 알고지냈고 정말 이렇게 1도 악의없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다.

나도 클럽이라는 곳을 생각하면 '목적이 있는 사람들만 모인다' 라는 편견이 있었다.
이 독후감 1편을 보면 혼자도장깨기를 했다고 적혀있을텐데 그 때 나는 혼자클럽을 가보기로 했었다.
살면서 클럽을 처음간 날 아무것도 모른채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었다.

그 때 나한테 다가와서 같이 술마시자 했던 어린 남자애가 있었다. 그 친구는 클럽에서 MD일을 하는 3살 어린 친구였는데 처음에 그 친구도 당연히 나한테 영업을 하려고 다가왔었다. 
클럽 테이블이나 술을 사게하는 것이 그 친구의 일이다보니 나한테도 목적있는 아이었었을텐데 
목적없이 와서 춤만 추다가 가는 나를 보고 그 친구도 마음을 열었는지 
아무런 목적없이 음악만 들으러오거나 춤만 추러오는 친구들을 소개시켜줬다.

그 친구들을 만난 것도 정말 행운이었다.

정말 술도 안마시고선 춤만 추다가 클럽이 문을 닫으면 볼링장을 가서 볼링을 쳤다.
진짜 말그대로 현생을 사는 일반인인데 취미생활이 춤추는 것 뿐인 친구들이었다.
그 친구들을 알게 된 후 온갖 페스티벌을 다니고 할로윈데이에 분장을 하고 같이 즐기며 행복해했다.

그냥 어쩌다가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어울리게 되었는데 한번의 다툼도 없이 가족처럼 
지내게 되었고 아마 큰일이 없는 한 70세가 넘는 노인이 되어서도 이 친구들을 만날 것이다.



옛날에 어른들이 믿을 수 있는 3명의 친구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고 하셨었는데
나는 믿을 수 있는 친구가 15명이 넘으니까 엄청나게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그러므로 나를 알게된 사람은 정말 행운아 이다.
나처럼 편견없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흔하지 않을테니(결론: 자기자랑)

 


책에 이 2줄을 보고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다.
아주 가끔 나한테 돈을 빌려달라는 친구들이 몇명있는데 한명 빼고 다 돌려받았다.
그 한명의 얘기를 써보려 한다.
그 한명은 나를 꽤 잘 따르던 5살 어린 동생이었다. 

나는 내가 힘들었을 때 나를 도와줬던 사람들이 많아서 그 마음을 잊지않고 힘든 친구들이
연락오면 도와주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다.
내가 사람보는 눈이 있어서인지 정말 도와준 친구들은 지금까지도 나를 좋게봐주고
더 신뢰가 생긴 좋은 관계가 되었는데 그 동생하나 때문에 사람들을 못 믿게 되었었다.

이름도 비슷하고 엄청 귀엽고 이쁘게 생긴 그 동생은 
집까지 가까워서 놀러다닐 때 늘 나랑 붙어서 다녔었다.
나도 여동생이 없었기에 더 그 동생을 친동생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점점 '언니 나 만원만 빌려줘' 이런 식으로 작은 돈을 빌려갔었는데, 
그 돈이 쌓여서 80만원이 넘어갔었다. 그래도 직장을 구해서 어떻게든 갚겠다고 미안하다하길래
얼마나 힘들면 그러겠나 싶어서 참고 기다려줬다.

그러다 어느날 그 동생이 술에 취해서 나를 부른적이 있는데 자기 택시비좀 달라했다.
근데 그때당시 나도 월급들어오기 전이었고 돈을 안 갚는게 약간 괘씸해서
"대중교통이 다니는 시간인데 왜 택시를 타, 버스타고 가자." 라고 말을 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진짜 뻔뻔했다.

" 아 언니부르려고 교통카드도 안들고 왔는데,  ... 그럼 교통카드라도 빌려줘 "

순간 내가 무슨소리를 들었나 싶었다. 마치 호구언니 하나 잡고서는 나를 이용해먹으려했는데
마음대로 안되니까 속마음이 나온 것 같았다.
나를 부르는데 어떻게 교통카드도 안들고 가지? 정말 나를 지갑으로 생각했던 건가?
난 걱정해서 달려왔더니... 순간 욕이 나왔다.

그 이후 조용하게 그 동생을 마음으로 손절을 했는데 얼마 후 돈을 빌려달라고 
전화가 와서 거절을 했다. 
"너 전에 빌린 80만원도 안갚았는데 20만원을 또 빌려달라고? 싫어 일단 돈부터 갚아."
했는데
"내가 언제 안준데? 그깟 푼돈 준다니까!" 이러면서 성질을 내는 것을 보고 
정신이 번쩍들었다. 이 동생을 친동생처럼 생각하고 아끼고 걱정했던 내 시간들이 너무 아까웠다.  

80만원이 그 동생의 값어치라고 생각한 후 '얜 80만원짜리 우정이었네.'
하고 손절하니까 마음이 편했다.
돈 받기도 싫었다. 받는 과정에 계속 연락해야한다는 거 자체가
너무 스트레스같아서 그냥 차단을 박아버렸다.


부탁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아쉬워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그 부탁을 거절을 한다고 멀어지는 상대라면 더 아쉬움없이 손절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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